반려동물들의 종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고양이 키우는 사람들을 유독 '집사'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만큼 뭔가 지조있고 도도한 고양이의 특성에 기인한 바가 큽니다. 이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북미권에서는 'Cat Servant' -고양이 하인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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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권에서 애묘인을 일컫을 때 'Cat Servant'만큼이나 많이 쓰는 표현이 '캣 레이디 (Cat Lady)'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최근 들어서는 이 표현이 (어감은 예쁘지만) 긍정적으로만 쓰이지는 않는 편입니다. 고양이에 대해 집착하는 애묘가들을 약간 조롱에 가까운 어조로 일컫는 분위기가 생긴 이유에서입니다. 미국 티비 카툰 시리즈인 '심슨 (Simpson)'에 나오는 "Crazy Cat Lady"도 이런 분위기(?)에 일조한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캣 레이디'하면 일반적으로는 우리가 말하는 '고양이 집사'에 해당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미국 게임 제작사인 AEG는 러브 레터 등 유명한 게임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해왔지만, 2010년대 들어 다소의 부진함을 겪어왔습니다. 이후 2015년, 새로운 스탭들을 영입하면서 RPG 기반의 테마 게임들 외에도 가벼운 가족 게임들의 제작 전략을 새롭게 수립했고, 보다 더 친숙한 테마들이 담긴 게임들을 출시해 왔습니다.

이렇게 나온 게임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것은 단연코 2017년에 출시된 캣 레이디였습니다. 집사가 되어 여러 고양이들을 거두고, 먹이를 줘서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의 이 게임은 AEG사의 가족 게임 라인업에 큰 서광이 되었습니다. 이후 이 게임은 프랑스, 체코, 헝가리, 폴란드, 일본, 독일어 버전 등으로 출시 되며 AEG의 효자 상품이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게임을 만든 디자이너인 조쉬 우드는 이 게임이 입봉작이었습니다. 그는 이전까지 헐리우드에서 시각 효과 스탭으로 일한 독특한 경력이 있는데, 그가 참여했던 영화들은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고질라], [엑스맨:데이스 오브 퓨쳐 패스트],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처럼 시각 효과의 정점을 보여주는 블록버스터들이었습니다.

 
디자이너인 조쉬 우드의 오너캐. 우드는 자신의 게임인 캣 레이디와 산타 모니카의 그림을 직접 그렸습니다. 실제 애묘가이기도 한 우드는 자신의 첫 게임인 캣 레이디의 성공으로 아예 AEG에서 풀타임 디자이너로 계약을 맺었습니다. 
 

캣 레이디는 기본적으로 간단한 방식의 세트 컬렉션 게임으로 카드 모으기를 어떤 방식으로 계획하여 점수 획득을 하느냐에 따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입니다. 보드엠팩토리의 게임 가운데서는 판타지 왕국과 비슷한 게임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캣 레이디는 게임 방법보다도 점수 계산에 대한 설명이 더 긴 게임입니다.

게임은 3x3으로 깔린 카드 중 한 열 혹은 한 행의 카드 3장을 가져오는 것이 전부입니다. 단, 이때 고양이 토큰이 위치한 (고양이가 바라보는 방향의) 열이나 행은 가져올 수 없으며 누군가가 3장을 가져가면 그 행/열은 다음 사람이 가져갈 수 없도록 새로운 고양이의 자리가 됩니다.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서 카드가 소진되면 게임이 끝납니다.

게임이 간단한데 비해 점수 계산 방법은 다채롭습니다. 일단 고양이 카드는  원하는 먹이를 다 먹였을때 기본적인 점수를 주지만, 먹이를 주지 못하면 2점 감점 당합니다. 그 외에 최다 보유를 했을 때 점수를 받는 의상 카드, 조건에 따라 추가 점수 혹은 감점을 주는 개박하, 종류별로 모으면 점수를 주는 장난감 등이 있습니다. 또, 전단지 카드는 2장을 사용해서 게임 중 언제나 3마리만 등장하는 길고양이를 획득할 수 있게 해주고, 분무기는 카드를 가져올때 방해가 되는 고양이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점수 획득을 위한 주요한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적어도 고양이 카드들은 플레이어들 앞에 늘 공개되어 있으므로, 상대방이 어떤 고양이들로 전략을 만들어가는지 그리고 어떤 카드들을 주로 획득하는지를 눈여겨 보면서 자신의 점수 획득을 도모해야 합니다. 특히 인원수 관계없이 언제나 선착순 3장의 조건으로 가져갈 수 있는 길 고양이는 플레이때마다 변수를 줍니다.

 
캣 레이디 한글판은  컬렉터들의 수집욕구를 자극하는 구성품들로 업그레이드가 되었습니다. 

 

우선 고양이의 형상을 따라서 틴 케이스로 만들어졌고, 프리미엄 버전 고유의 길고양이 카드들이 추가되어서 게임성에도 변주를 주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먹이로 사용되었던 색상 큐브 대신, 실크 인쇄가 된 먹이 토큰들이 들어가서 귀여움을 더했고, 점수 패드도 포함 되었습니다. 특히 유저들이 자신만의 커스텀 길 고양이를 만들 수 있도록 고양이 만들기 카드 (길고양이 카드인데 고양이 자리, 이름, 기능, 먹이 부분이 공백입니다)와 해당하는 스티커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